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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일본 관동군 731부대가 저지른 생체 실험 만행을 다룬 중국 영화 ‘731’은 개봉과 동시에 중국 영화사 흥행 기록을 다시 썼다.
신화망 등 중국 언론과 마이니치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이날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영화 ‘731’은 개봉 첫날 하루 상영 횟수 26만 회를 기록해 중국 영화사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입장권 수익만 3억 위안(약 580억원)이상을 올렸다.



2025년 9월 18일 호주 시드니 한 영화관에서 열린 중국 영화 '731' 호주 시사회에 관객들이 참석하고 있다. 증권투자설명회
/연합뉴스


국내에도 잘 알려진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하얼빈에 주둔하며 한국인, 중국인, 러시아인 등 최소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잔혹한 인체 실험을 자행했다. 영화는 평범한 중국인들이 731부대로 끌려가 동상, 독가스, 생체 해부 등 각종 실험 대상이 되는 참혹한 과정을 적나라주식잘하기
하게 묘사했다.
영화 제작진은 10년 넘는 준비 기간 8000쪽에 달하는 기밀 해제 문건과 전 부대원 영상 증언 423시간 분량을 분석해 역사적 사실을 고증했다고 밝혔다. 중국에는 한국 영상물등급위원회나 미국 영화협회(MPAA)처럼 법적으로 강제되는 공식적인 영화 등급 분류 제도가 없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는 공산당 중앙선전부 산하 국가 줄기세포관련주식
영화국 심의를 통과하면 모두 전체 관람가로 공개된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상영이 금지된다. 이날 중국 매체들은 영화관 곳곳에서 어린 학생을 포함한 관객들이 관람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전했다.
영화가 개봉한 9월 18일은 중국에 국치일(國恥日)이다. 꼭 94년 전이었던 1931년 이날, 일본 관동군은 선양(瀋陽) 인근 류탸오후(柳条湖저평가유망주
)에서 철로를 폭파하는 자작극을 벌여 만주사변을 일으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은 만주를 침략하고 괴뢰국가 만주국을 세웠다.
린젠(林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올해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를 연이어 내놓는데, 일본에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역사를 기억하고, 열사를 기리며, 평10억만들기프로젝트
화를 사랑하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의도”라며 “역사를 거울삼아 평화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안전한 국가로, 일본을 포함한 각국 인사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사람들이 영화 731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올해를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기념 행사를 이어왔다. 9월 18일(만주사변 94주년)에 맞춰 항일 영화 ‘731’이 개봉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극장에 걸리는 모든 중국 영화는 기획·제작 단계부터 공산당 선전부 지도를 받는다. 당국이 개봉 여부와 시기까지 사실상 좌우한다. 경기 둔화와 내부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항일 서사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고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배경에 있다고 일본 주요 언론은 해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영화 731은 원래 7월 말 개봉 예정이었지만, 당국 지시로 9월 18일에 맞춰 개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복수 영화가 이 시기에 개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애국심을 통치 기반으로 삼으려는 공산당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 신문 역시 ‘중국 공산당이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 항일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2025년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및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에서 중국 군인들이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일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중국 현지에 체류하는 일본인 사회는 연이은 피습 사건과 맞물려 불안감에 휩싸였다. 1년 전 이날 중국 선전에서는 일본인 학교에 다니던 10세 남자 어린이가 중국인 남성에게 피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6월 쑤저우에서는 일본인 학교 스쿨버스가 공격받아 일본인 모자가 다치고 중국인 안내원이 사망했다. 올해 7월에도 같은 쑤저우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던 일본인 여성이 괴한에게 돌로 맞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중국 당국이 범행 동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해 일본인 사회 불안감은 증폭됐다.
사고가 일어났던 선전 일본인 학교는 올해 국치일에 맞춰 18~19일 이틀간 문을 닫았다. 상하이 등 7개 지역 일본인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외출 시 일본어 사용을 자제하라”며 주의를 환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중국이 무분별하게 ‘반일’을 부추겨 일본인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깊이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3년 미야기현 히가시마쓰시마시 항공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편명이 ‘731’인 곡예비행단 훈련기 조종석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린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DB


곪아 터진 역사 문제가 두 나라 관계 발목을 잡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감정 대립이 경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 째로 규모가 큰 경제 대국 중국은 제1의 경제대국 미국과 관세 등 전방위에 걸쳐 대립하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선 제 4의 경제 대국 일본과 교류를 피할 수 없다. 2023년 기준 두 나라 무역 규모는 3179억 달러(약 440조원)에 달한다. ‘노 재팬’을 넘어선 ‘헤이트(hate) 재팬’은 두 나라 관계를 해치고 경제 교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기념행사나 영화 내용에 간섭할 수는 없지만, 일본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중국 당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731’ 초기 흥행이 장기적으로 중국 내 애국주의 영화의 전성기를 다시 열 수 있을지 여부도 아직 미지수다. 관영 매체가 주도하는 애국주의 선전이 장기적으로 힘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배우 우징(吳京)이 감독·주연을 맡았던 ‘전랑(戰狼)’ 시리즈는 중국 애국주의 영화 정점으로 꼽혔다. 이 영화는 “중국 여권이 당신을 세계 어디서든 집으로 데려다줄 것”이라는 대사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해외 분쟁 지역에 고립된 중국인들이 정부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알려지고,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이를 검증하면서 영화 속 애국주의는 냉소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후 우징은 과거 발언까지 재소환돼 비판받는 등 중국 관객들조차 과도한 애국주의 서사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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