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앙카라=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남북 관계와 관련해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 개선책 중 하나로 비전향장기수의 북한 송환을 언급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주요 20개국(G 10원야마토게임 20) 정상회의 참석차 중동·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24일 오전 국빈 자격으로 튀르키예 앙카라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원자력·바이오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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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중 철조망, 6·25 휴전 이후 못 보던 일"
이 대통령은 "지금 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북한이 3중 철조망을 치고 있다"며 "6·25 전쟁 휴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안 하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다시 감시초소 설치하고 군사분계선 설치한다고 지뢰 매설하고 (하다가) 우리 측과 서로 생각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하는 경계가 달라서 그쪽은 자기 땅이라고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는 넘어왔다고 해서 경고사격하고 넘어간다"며 "언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 MDL 기준선 설정 논의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남북 간 물밑 소통조차 차단돼 우발적 충돌을 릴게임가입머니 예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오른손으로 싸우면서도 왼손으로 악수하고 그러는 게 세상 이치인데 여기는 완전히 다 단절했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11월 18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남북 초소가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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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통일 안보 문제 정략 대상으로 삼아"
남북관계 파탄의 원인으로는 윤석열 정부를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권 당시 북한으로 가는 철도를 다 폭파했다. 북한으로 가는 도로 다 파내고 둔덕을 쌓았다"며 "통일, 안보 등 국익에 관한 문제를 정략 대상으로 삼아 망가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에 대해서도 "'대박' 이렇게 얘기하니까 (북한이) '이거 쳐들어오는 거 아냐' 이래가지고 철조망 치고 도로 끊고 장벽 쌓고 철도 끊고 그러잖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대전제'로 꼽으면서도 "그 기반 위에 소통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하자"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나이가 90이 넘어가지고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분들인데, 자기 고향(북한)으로 가겠다는 걸 막느냐. 잡아 놓으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 노력조차도 (북한에선) 반응이 없다"고 덧붙였다. 송환 논의가 본격화한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평화 체제 구축되면 한미훈련 안 하는 게 바람직"
대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 축소 검토 가능성에는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것들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다"며 "또 한편으로는 만약에 남북 간 평화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이 되면 (훈련을) 안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훈련 축소, 후평화'와 '선평화, 후훈련 축소' 논의를 나란히 소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합동군사훈련은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진영승 합참의장,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김성민 한미연합 부사령관, 조셉 힐버트 주한 미8군 사령관 등 참석자들이 20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 일대에서 열린 한미 연합 도하 훈련을 찾아 부교를 건너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의지도 재확인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외부 지원이 없으면 자체 방위도 못하는 것처럼 오해하거나 곡해를 유발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빨리 개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순방과 관련한 질문만 받는다"며 정치·사회 현안 질문은 받지 않았다.
앙카라=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