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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산에 들어오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청량한 숲과 돌이끼를 덮어쓴 바위와 개울, 풀밭, 작은 골짜기마다 향기롭다. 꼭대기로 길게 난 산길은 그늘에 가려 싱그럽고 이파리 팔락거리는 나무들은 오라고 손짓하는 듯. 단아하고 정결한 대곡사 절집만큼 시원한 물 한 잔 내어주는 보살님의 정성에 고개 숙이며 걷는다. 마당의 느티나무에서 우는 매미 소리는 무더위에 지쳐 요란하고, 배롱나무도 붉은 꽃을 다 피우지 못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다인면 봉정리 일대 낙동강 근처에 있는 해발 579m, 산세가 봉황이 날아오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르는 형상이라 비봉산飛鳳山이다. 고려 때는 태행산太行山, 조선시대에는 자미산紫薇山으로 불리며 대곡사를 품고 있다. 의성군 동쪽에 또 다른 비봉산이 있는데 가음면의 비봉산(671m), 금성산(530m)과 나란히 솟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비봉산은 다인현 남쪽에 있고 예천군과 거리는 남으로 35리'라 했다. 행정구역은 의성군이지만 서쪽의 예천, 상주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도 가깝다. 대곡사에서 출발해 되돌아오는 데 6㎞ 남짓, 3시간 넘게 걸린다.
빽빽한 소나무 숲길.
고즈넉한 적조암과 대곡사 화전 문화권
대곡사 입구 들녘에는 벼 익는 냄새가 늦더위와 섞여 계절이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겹쳐 있다. 오후 2시 넘었다. 임도길 따라 걷는데 하루살이 비슷한 초파리 떼가 걸음을 방해한다. 올라갈수록 풀벌레, 매미 소리 더 크게 들리는 숲길, 어느덧 적조암寂照庵(대곡사 1.1·정상 2km)이다. 앞쪽에 보이는 고즈넉한 산들, 이름대로 적요寂寥의 기운이 느껴지는 고요한 암자다. 대곡사는 의성군 다인면 봉정리에 있는 조계종 제16교구 고운사의 말사. 바다이야기오락실 공민왕 시절 창건 당시에는 대국사大國寺, 이후 계곡이 길어 대곡사大谷寺라 했고, 아홉 개 암자가 있었으나 정유재란 때 대부분 불타고 적조암만 남았다. 대웅전 앞에 고려 때 만들어진 다층석탑이 특이하다. 한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절집에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적조암.
릴게임방법
적조암 보살에게 길을 물으니 "시멘트길 따라가라"고 한다. 대곡사도 보살이요, 적조암도 보살이라. 절개·지조의 자미紫薇는 자줏빛 배롱나무·백일홍 꽃, 북두칠성 별 이름, 궁궐을 자미성이라 불렀으니, 보살은 구중심처 산중의 절집에 홀로 핀 자미화紫薇花 아닌가? 그래서 산 이름을 자미산이라 했던 것일까? 이 일대는 꽃과 사람이 어우러져 장관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진달래가 만발하면 화전놀이가 유행했다. 화전花煎은 진달래 꽃잎을 쌀가루 반죽에 올려 참기름을 발라 지져 먹는 두견화전杜鵑花煎이었다. 삼짇날 봄 향기 가득한 화전을 먹으며 노래와 춤으로 농사의 시작을 알렸다. 의성(다인·단북등)·예천(풍양·지보)·상주(중동·낙동)·안동·구미 일대까지 5개 시군 사람이 운집했는데, 특히 해방 전후 수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비봉산 대곡사 일대는 화전놀이를 통해 낙동강 서북단의 문화권을 형성하기도 했다.
새까맣게 달려드는 초파리 떼 쫓으려 모자를 흔들어도 매한가지, 스프레이 물파스를 뿌려댔는데 목덜미, 가슴만 학학거리고 여전히 달라붙는다. 산을 오르거나 숲을 거닐 때 아무리 손으로 휘저어도 얼굴 주변에 끊임없이 맴도는 '눈초파리'다. 나무 수액이 있는 곳에 많지만 포유류의 눈물을 먹는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의 눈 주변에 많이 모여든다. 일반적인 초파리는 쉰내를 좋아하기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은 냄새가 나면 귀신같이 달라붙는다. 번식력이 강해 성충이 된 초파리는 12시간 지나 짝짓기하고 이틀 후면 수백 개의 알을 낳는다. 산에서는 절대 음식물을 버리면 안 된다.
비봉산 정상
정상의 숨은 풍경과 비봉산 유래
생강·굴참·산벚·물푸레·고추·신갈·칡·병꽃·오리·소나무 숲을 걸어 오후 3시 반, 이제부터 포장길이 끝나고 뙤약볕 흙길이다. 길섶에는 삐죽삐죽 날카롭고 예리한 억새, 붉나무, 진달래, 가뭄에 축축 늘어진 오동나무 이파리, 노란 마타리꽃, 소나무 친친 감고 인정사정없이 매달린 칡넝쿨, 그늘에 핀 취나물 꽃은 불을 밝힌 듯 환하다. 바위에 얹힌 크고 작은 돌멩이들, 무슨 사연들이 저렇게 쌓여 돌무더기가 되었을까? 산길을 걸으며 저마다 돌 하나씩 놓으며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이 산은 꼭대기 올라갈수록 신갈나무보다 소나무가 많다.
오후 3시40분, 대곡사 갈림길(정상 1·천앙지 0.7·대곡사 2.2km/적조암 1·대곡사 2.1km), 데크길 올라가다 거미줄과 수풀이 우거져 다시 내려왔다. 임도길 따라 10분쯤 오르니 간이 화장실과 승용차 서너 대 댈 수 있는 주차장까지, 오호라 이 산중에 해맞이 행사를 위해 포장길 만들었구나.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궁금해졌다. 어두운 숲속, 돌무더기 딛고 오르는 급경사지 성터 같은 곳에는 오랜 풍파를 겪은 돌이끼 위로 햇살이 내려앉았다. 이 일대는 후삼국시대 견훤이 성을 쌓은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비봉산 표석.
사진을 찍으려니 아직도 초파리 때문에 카메라 렌즈 속이 새까맣다. 오후 4시 갈림길 지나 100m 위에 해발 579m, 널따란 비봉산 정상(적조암 2·달제학생야영장 3.4·천앙지 1.7·대곡사 3.1·반정고개 2·죽림마을 3.2·산두골(용샘) 1.3km), 팽나무는 가지를 쳐들었고 산불감시초소, 폐허 같은 정자가 섰는데 자주색 칡꽃이 만발하고 쑥대, 억새, 마타리, 온갖 풀들이 점령한 황성옛터다. 남서쪽에서부터 바라보니 멀리 금오산, 낙동강, 속리산, 갑장산, 상주 사벌, 안계·다인·풍양, 월악산, 소백산, 내성천, 동쪽으로 흐릿한 학가산, 검무산, 신도시, 산꼭대기에 서면 숨어 있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파란 강물과 크고 작은 연못, 반듯한 논밭, 구불구불 시골길, 동산에 자리 잡은 집들, 하늘과 맞닿은 아득한 들판·산·구름, 거대한 화폭에 수채화를 그려놓았다. 난간대에는 여러 가지 색종이가 달려 있는데 해맞이하던 곳이다.
들녘에 솟은 비봉산.
들녘의 가시박, 물길 따라 걷는 발길
비봉산은 동남쪽에서 바라보면 봉황이 날개를 펼친 형상이고, 남서쪽 다인면 소재지에서는 투구를 쓴 모습으로 보는 곳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 4,400여 개 산 가운데 가장 많은 이름은 봉화산, 국사봉, 옥녀봉이지만 조선시대는 고을마다 진산鎭山을 지정했는데 지역 상징물landmark이었던 것. 봉황이 나타나면 태평성대를 이루고, 비봉산 아래 인물이 난다는 믿음 때문에 충청·경상·강원·경기·전라도 등 250여 개 진산 가운데 비봉산 이름이 제일 많았다.
멀리 펼쳐진 경치를 한참 바라보다 오후 4시15분에 내려간다. 축축한 숲길 성터 같은 구간에는 어김없이 누리장나무가 자란다. 10분 더 내려가서 간이 주차장, 노간주·신갈·소나무 아래로 생강나무가 많다. 곧장 내리막 갈림길(천앙지 0.7·대곡사 2.2/정상 1·적조암 1·대곡사 2.1km) 지점 오후 4시 35분, 왼쪽은 천앙지 데크길, 오른쪽은 임도 따라가는 적조암 길이다. 우리는 데크길 따라 내려가는데 소나무림이 너무 빽빽하다. 정리 안 된 숲길, 이리저리 가로막힌 거미줄 걷으며 밀림을 헤쳐 한참 헤맸는데 산길이 없어졌다. 모기와 거미줄투성이, 오후 5시 겨우 천앙지 갈림길 이정표(정상 1.7·대곡사 1.5km). 아까시나무 군락지 아래는 멧돼지가 사는 곳인지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파헤쳐졌다. 버럭거리며 몇 놈 튀어나올 것 같은 어설픈 수풀 속, 감태나무, 느릅나무 지나 위아래 동래정씨 무덤 다 내려오니 드디어 농로 합류, 오후 5시20분 들길에 닿는다.
벼 익는 냄새, 물 흐르는 소리, 땀을 닦으며 길가에 앉아 목을 축이며 하늘을 본다. 벌써 불그스레한 햇살이 비스듬히 드러누웠다. 뻐꾸기, 매미, 쓰르라미 울음은 물소리와 섞여 들린다. 강물을 끌어들인 수로에는 철철 넘치듯 물이 흘러가고 우리는 물길 따라 다시 걷는다. 들판의 구불구불한 논밭 길은 언덕 아래서 끊겼다. 이리저리 걷다 보니 건너편에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논을 가로지르며 칡과 가시박으로 뒤덮인 수초 사이로 물은 한결같이 흘러간다.
들판을 점령한 가시박.
기세 좋게 논두렁을 덮어 산천을 점령한 오이 같은 풀이 가시박이다. 강이나 길, 농경지, 숲 가장자리에 자라는 박과科 덩굴성 한해살이풀.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 덮어 광합성을 방해하여 죽인다. 여름철 연녹색 꽃이 피고 열매에 흰색 가시가 있어서 가시박이다. 북아메리카 귀화식물로 1980년대 수박이나 오이 대목으로 쓰려고 들여왔으나 번식력이 강해 지금은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생태계 교란 식물이 되었다.
오늘 산행은 대곡사에서 이봉(449m), 가마바위, 비봉산(579m) 정상으로 올라 적조암, 대곡사로 내려오기로 했는데 입구에서부터 길을 잘못 들어 적조암으로 먼저 올라 온 것. 생각대로 가지 못한 아쉬움은 다른 날을 기약한다. 오후 6시 넘어 인적 없는 봉정1리노인회관 지나 사하촌 고샅을 거꾸로 올라간다. 걸어도 물리지 않는 길, 대곡사에 되돌아오니 산그림자는 절 아래까지 다 내려왔다. 흐릿한 으스름 절집, 어느덧 우리도 수묵화 빛이 되어 있었다.
대곡사.
산행길잡이
대곡사 ~ 임도길 ~ 적조암 ~ 대곡사·천앙지 갈림길 ~ 간이 주차장 ~ 정상 아래 갈림길 ~ 비봉산 정상 ~ 정상 아래 갈림길 ~ 간이 주차장 ~ 대곡사·천앙지 갈림길 ~ 아까시나무군락 멧돼지 출몰지 ~ 밀림지대(길 없음) ~ 농로·포장길 합류 ~ 들녘 가시박 지대 ~ 봉정1리노인회관 ~ 대곡사
※ 대략 6km, 3시간 이상, 대곡사 입구 주차장·화장실·먼지떨이기 있음
대곡사 ~ 적조암 ~ 정상 구간을 원점회귀하는 것이 낫다(숲이 무성해서 등산로 불분명)
교통
고속도로 동상주IC, 서의성IC, 점촌함창IC, 서안동IC
※ 내비게이션 → 대곡사(경북 의성군 다인면 봉정리 895, 다인면 대곡사길 80)
숙식
의성·상주·예천 및 인근지역, 호텔·모텔·펜션, 다양한 식당 많음(낙동강 주변 매운탕 유명)
주변 볼거리
낙동강 낙단보·관수루(의성·상주·구미 접경), 경북토속어류산업화센터(의성 비안),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상주), 삼강주막, 회룡포 등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기자 admin@reelnara.info
산에 들어오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청량한 숲과 돌이끼를 덮어쓴 바위와 개울, 풀밭, 작은 골짜기마다 향기롭다. 꼭대기로 길게 난 산길은 그늘에 가려 싱그럽고 이파리 팔락거리는 나무들은 오라고 손짓하는 듯. 단아하고 정결한 대곡사 절집만큼 시원한 물 한 잔 내어주는 보살님의 정성에 고개 숙이며 걷는다. 마당의 느티나무에서 우는 매미 소리는 무더위에 지쳐 요란하고, 배롱나무도 붉은 꽃을 다 피우지 못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다인면 봉정리 일대 낙동강 근처에 있는 해발 579m, 산세가 봉황이 날아오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르는 형상이라 비봉산飛鳳山이다. 고려 때는 태행산太行山, 조선시대에는 자미산紫薇山으로 불리며 대곡사를 품고 있다. 의성군 동쪽에 또 다른 비봉산이 있는데 가음면의 비봉산(671m), 금성산(530m)과 나란히 솟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비봉산은 다인현 남쪽에 있고 예천군과 거리는 남으로 35리'라 했다. 행정구역은 의성군이지만 서쪽의 예천, 상주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도 가깝다. 대곡사에서 출발해 되돌아오는 데 6㎞ 남짓, 3시간 넘게 걸린다.
빽빽한 소나무 숲길.
고즈넉한 적조암과 대곡사 화전 문화권
대곡사 입구 들녘에는 벼 익는 냄새가 늦더위와 섞여 계절이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겹쳐 있다. 오후 2시 넘었다. 임도길 따라 걷는데 하루살이 비슷한 초파리 떼가 걸음을 방해한다. 올라갈수록 풀벌레, 매미 소리 더 크게 들리는 숲길, 어느덧 적조암寂照庵(대곡사 1.1·정상 2km)이다. 앞쪽에 보이는 고즈넉한 산들, 이름대로 적요寂寥의 기운이 느껴지는 고요한 암자다. 대곡사는 의성군 다인면 봉정리에 있는 조계종 제16교구 고운사의 말사. 바다이야기오락실 공민왕 시절 창건 당시에는 대국사大國寺, 이후 계곡이 길어 대곡사大谷寺라 했고, 아홉 개 암자가 있었으나 정유재란 때 대부분 불타고 적조암만 남았다. 대웅전 앞에 고려 때 만들어진 다층석탑이 특이하다. 한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절집에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적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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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암 보살에게 길을 물으니 "시멘트길 따라가라"고 한다. 대곡사도 보살이요, 적조암도 보살이라. 절개·지조의 자미紫薇는 자줏빛 배롱나무·백일홍 꽃, 북두칠성 별 이름, 궁궐을 자미성이라 불렀으니, 보살은 구중심처 산중의 절집에 홀로 핀 자미화紫薇花 아닌가? 그래서 산 이름을 자미산이라 했던 것일까? 이 일대는 꽃과 사람이 어우러져 장관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진달래가 만발하면 화전놀이가 유행했다. 화전花煎은 진달래 꽃잎을 쌀가루 반죽에 올려 참기름을 발라 지져 먹는 두견화전杜鵑花煎이었다. 삼짇날 봄 향기 가득한 화전을 먹으며 노래와 춤으로 농사의 시작을 알렸다. 의성(다인·단북등)·예천(풍양·지보)·상주(중동·낙동)·안동·구미 일대까지 5개 시군 사람이 운집했는데, 특히 해방 전후 수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비봉산 대곡사 일대는 화전놀이를 통해 낙동강 서북단의 문화권을 형성하기도 했다.
새까맣게 달려드는 초파리 떼 쫓으려 모자를 흔들어도 매한가지, 스프레이 물파스를 뿌려댔는데 목덜미, 가슴만 학학거리고 여전히 달라붙는다. 산을 오르거나 숲을 거닐 때 아무리 손으로 휘저어도 얼굴 주변에 끊임없이 맴도는 '눈초파리'다. 나무 수액이 있는 곳에 많지만 포유류의 눈물을 먹는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의 눈 주변에 많이 모여든다. 일반적인 초파리는 쉰내를 좋아하기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은 냄새가 나면 귀신같이 달라붙는다. 번식력이 강해 성충이 된 초파리는 12시간 지나 짝짓기하고 이틀 후면 수백 개의 알을 낳는다. 산에서는 절대 음식물을 버리면 안 된다.
비봉산 정상
정상의 숨은 풍경과 비봉산 유래
생강·굴참·산벚·물푸레·고추·신갈·칡·병꽃·오리·소나무 숲을 걸어 오후 3시 반, 이제부터 포장길이 끝나고 뙤약볕 흙길이다. 길섶에는 삐죽삐죽 날카롭고 예리한 억새, 붉나무, 진달래, 가뭄에 축축 늘어진 오동나무 이파리, 노란 마타리꽃, 소나무 친친 감고 인정사정없이 매달린 칡넝쿨, 그늘에 핀 취나물 꽃은 불을 밝힌 듯 환하다. 바위에 얹힌 크고 작은 돌멩이들, 무슨 사연들이 저렇게 쌓여 돌무더기가 되었을까? 산길을 걸으며 저마다 돌 하나씩 놓으며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이 산은 꼭대기 올라갈수록 신갈나무보다 소나무가 많다.
오후 3시40분, 대곡사 갈림길(정상 1·천앙지 0.7·대곡사 2.2km/적조암 1·대곡사 2.1km), 데크길 올라가다 거미줄과 수풀이 우거져 다시 내려왔다. 임도길 따라 10분쯤 오르니 간이 화장실과 승용차 서너 대 댈 수 있는 주차장까지, 오호라 이 산중에 해맞이 행사를 위해 포장길 만들었구나.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궁금해졌다. 어두운 숲속, 돌무더기 딛고 오르는 급경사지 성터 같은 곳에는 오랜 풍파를 겪은 돌이끼 위로 햇살이 내려앉았다. 이 일대는 후삼국시대 견훤이 성을 쌓은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비봉산 표석.
사진을 찍으려니 아직도 초파리 때문에 카메라 렌즈 속이 새까맣다. 오후 4시 갈림길 지나 100m 위에 해발 579m, 널따란 비봉산 정상(적조암 2·달제학생야영장 3.4·천앙지 1.7·대곡사 3.1·반정고개 2·죽림마을 3.2·산두골(용샘) 1.3km), 팽나무는 가지를 쳐들었고 산불감시초소, 폐허 같은 정자가 섰는데 자주색 칡꽃이 만발하고 쑥대, 억새, 마타리, 온갖 풀들이 점령한 황성옛터다. 남서쪽에서부터 바라보니 멀리 금오산, 낙동강, 속리산, 갑장산, 상주 사벌, 안계·다인·풍양, 월악산, 소백산, 내성천, 동쪽으로 흐릿한 학가산, 검무산, 신도시, 산꼭대기에 서면 숨어 있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파란 강물과 크고 작은 연못, 반듯한 논밭, 구불구불 시골길, 동산에 자리 잡은 집들, 하늘과 맞닿은 아득한 들판·산·구름, 거대한 화폭에 수채화를 그려놓았다. 난간대에는 여러 가지 색종이가 달려 있는데 해맞이하던 곳이다.
들녘에 솟은 비봉산.
들녘의 가시박, 물길 따라 걷는 발길
비봉산은 동남쪽에서 바라보면 봉황이 날개를 펼친 형상이고, 남서쪽 다인면 소재지에서는 투구를 쓴 모습으로 보는 곳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 4,400여 개 산 가운데 가장 많은 이름은 봉화산, 국사봉, 옥녀봉이지만 조선시대는 고을마다 진산鎭山을 지정했는데 지역 상징물landmark이었던 것. 봉황이 나타나면 태평성대를 이루고, 비봉산 아래 인물이 난다는 믿음 때문에 충청·경상·강원·경기·전라도 등 250여 개 진산 가운데 비봉산 이름이 제일 많았다.
멀리 펼쳐진 경치를 한참 바라보다 오후 4시15분에 내려간다. 축축한 숲길 성터 같은 구간에는 어김없이 누리장나무가 자란다. 10분 더 내려가서 간이 주차장, 노간주·신갈·소나무 아래로 생강나무가 많다. 곧장 내리막 갈림길(천앙지 0.7·대곡사 2.2/정상 1·적조암 1·대곡사 2.1km) 지점 오후 4시 35분, 왼쪽은 천앙지 데크길, 오른쪽은 임도 따라가는 적조암 길이다. 우리는 데크길 따라 내려가는데 소나무림이 너무 빽빽하다. 정리 안 된 숲길, 이리저리 가로막힌 거미줄 걷으며 밀림을 헤쳐 한참 헤맸는데 산길이 없어졌다. 모기와 거미줄투성이, 오후 5시 겨우 천앙지 갈림길 이정표(정상 1.7·대곡사 1.5km). 아까시나무 군락지 아래는 멧돼지가 사는 곳인지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파헤쳐졌다. 버럭거리며 몇 놈 튀어나올 것 같은 어설픈 수풀 속, 감태나무, 느릅나무 지나 위아래 동래정씨 무덤 다 내려오니 드디어 농로 합류, 오후 5시20분 들길에 닿는다.
벼 익는 냄새, 물 흐르는 소리, 땀을 닦으며 길가에 앉아 목을 축이며 하늘을 본다. 벌써 불그스레한 햇살이 비스듬히 드러누웠다. 뻐꾸기, 매미, 쓰르라미 울음은 물소리와 섞여 들린다. 강물을 끌어들인 수로에는 철철 넘치듯 물이 흘러가고 우리는 물길 따라 다시 걷는다. 들판의 구불구불한 논밭 길은 언덕 아래서 끊겼다. 이리저리 걷다 보니 건너편에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논을 가로지르며 칡과 가시박으로 뒤덮인 수초 사이로 물은 한결같이 흘러간다.
들판을 점령한 가시박.
기세 좋게 논두렁을 덮어 산천을 점령한 오이 같은 풀이 가시박이다. 강이나 길, 농경지, 숲 가장자리에 자라는 박과科 덩굴성 한해살이풀.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 덮어 광합성을 방해하여 죽인다. 여름철 연녹색 꽃이 피고 열매에 흰색 가시가 있어서 가시박이다. 북아메리카 귀화식물로 1980년대 수박이나 오이 대목으로 쓰려고 들여왔으나 번식력이 강해 지금은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생태계 교란 식물이 되었다.
오늘 산행은 대곡사에서 이봉(449m), 가마바위, 비봉산(579m) 정상으로 올라 적조암, 대곡사로 내려오기로 했는데 입구에서부터 길을 잘못 들어 적조암으로 먼저 올라 온 것. 생각대로 가지 못한 아쉬움은 다른 날을 기약한다. 오후 6시 넘어 인적 없는 봉정1리노인회관 지나 사하촌 고샅을 거꾸로 올라간다. 걸어도 물리지 않는 길, 대곡사에 되돌아오니 산그림자는 절 아래까지 다 내려왔다. 흐릿한 으스름 절집, 어느덧 우리도 수묵화 빛이 되어 있었다.
대곡사.
산행길잡이
대곡사 ~ 임도길 ~ 적조암 ~ 대곡사·천앙지 갈림길 ~ 간이 주차장 ~ 정상 아래 갈림길 ~ 비봉산 정상 ~ 정상 아래 갈림길 ~ 간이 주차장 ~ 대곡사·천앙지 갈림길 ~ 아까시나무군락 멧돼지 출몰지 ~ 밀림지대(길 없음) ~ 농로·포장길 합류 ~ 들녘 가시박 지대 ~ 봉정1리노인회관 ~ 대곡사
※ 대략 6km, 3시간 이상, 대곡사 입구 주차장·화장실·먼지떨이기 있음
대곡사 ~ 적조암 ~ 정상 구간을 원점회귀하는 것이 낫다(숲이 무성해서 등산로 불분명)
교통
고속도로 동상주IC, 서의성IC, 점촌함창IC, 서안동IC
※ 내비게이션 → 대곡사(경북 의성군 다인면 봉정리 895, 다인면 대곡사길 80)
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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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볼거리
낙동강 낙단보·관수루(의성·상주·구미 접경), 경북토속어류산업화센터(의성 비안),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상주), 삼강주막, 회룡포 등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기자 admin@reelnar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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