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과 태백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봉화·태백·석포 생존권 사수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가 최근 UN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둘러싸고 유엔(UN)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의 방문을 계기로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UN이 제련소 인근 주민 피해 실태를 직접 청취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주민이 없는 가짜 간담회를 꾸며낸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UN이 피해 실태 청취"… 환경단체의 주장
국제연합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피차몬 여 판통(Pichamon Yeophantong) 위원장은 지난 1일 봉화군 석포면을 방문해 영풍 석포제련소 오염 실태를 점검하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낙동강상류환경피해주민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노동자 인권과 주민 건강, 제련소 이전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임덕자 주민대책위원 장은 "55년간 24시간 가동된 제련소로 인한 환경 피해와 주민 고통을 전달했다"며 "UN이 이를 실무그룹 내에서 공유하고 정부와 지자체에 권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UN 실무그룹은 조사를 거쳐 내년 밀라노 포럼에서 관련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몰래 간담회 강행 시도"… 공투위 "기획 된 사기극"
하지만 석포·봉화·태백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봉화·태백·석포 생존권 사수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공투위는 "환경단체가 주민 모르게 UN 위원장을 석포로 데려와 가짜 간담회를 꾸미려다 들통나 무산됐다"며 "이는 국민을 속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공 투위에 따르면 환경단체는 간담회 하루 전, 정식 공문도 없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석포면사무소 회의실 사용을 요청했으며 주민 공지도 없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주민 60여 명이 현장에 몰려 항의하면서 간담회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는 것이다.
이후 환경단체가 석포역으로 자리를 옮겨 자체 회의를 한 뒤 사진을 찍고, 이를 "주민 간 담회"로 언론에 배포했다고 공투위는 주장했다.
공투위는 "UN을 들러리 삼아 여론을 조작하려 한 행태"라며 "존재하지도 않은 간담회를 보도자료로 꾸며 국민을 속였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UN도 현장 목소리 직접 들어야"… 주민들, 입장문 전달 추진
공투위는 "UN 실무그룹에 직접 영문 입장문을 보내 진실을 알릴 것"이라며, "UN이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실제 석포 주민들의 생존권과 환경개선 노력을 균형 있게 봐달라"고 밝혔다.
임광길 공동대표는 "2019년 이후 제련소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등으로 환경이 크게 개선됐는데, 환경단체는 이를 외면하고 낙인찍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UN은 일방적 주장이 아닌 현장 실태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제련소 이전 논의 주목
앞서 지난 10월 몽골에서 열린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포럼에서도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가 다뤄졌다. 당시 시민사회 성명서에는 제련소 이전과 복원, 피해 주민 지원을 위한 TF 구성을 한국 정부에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제사회가 영풍제련소 문제를 잇따라 거론하면서, UN 실무그룹의 이번 방문이 향후 제련소 이전 논의에 불을 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환경단체가 지역 현실을 왜곡해 국제무대에서 일방적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실제 주민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새로운 갈등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일 피차몬 여판통 UN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