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위헌 논란에 주춤했던 내란전담재판부가 12·3 불법 계엄을 앞두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노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강성 지지층의 불안감을 대변하며 앞다퉈 총대를 메자, 당 지도부도 마지못해 끌려가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순방 이후 당정대 조율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며 사실상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내란재판부 추진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골드몽사이트 나온다.
여권에서 내란재판부 카드를 밀어 올린 건 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다. 경기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 19일 유튜브 방송에서 "지도부가 빠른 결단을 안 해서 답답한 입장"이라며 내란재판부 설치를 촉구하며 불을 붙였다. 그러자 서울시장 출마 채비 중인 박주민 의원도 "좌고우 사이다쿨접속방법 면하면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질세라 역시 서울시장 후보군인 전현희 최고위원도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내란전담재판부야말로 조희대 사법부의 내란종식 방해를 막아낼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며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내란재판부 카드를 다시 띄우는 데는 내란 청산을 마무리할 사법부를 향한 강성 지지층의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불안감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내란 특검이 청구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재판이 봐주기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지방선거 출마자들 입장에서 향후 경선 티켓을 거머쥐는 데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매우 강하 우주전함야마토게임 게 작동하는 만큼 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페이스북 댓글이나 당원들 문자를 보면 내란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며 "출마 희망자들 입장에선 개혁적인 면모를 어필해 눈도장을 찍는 게 급선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출마 후보자 간의 내부 강성 경쟁과 눈치 싸움도 더욱 치열해지는 야마토통기계 모습이다. 전 최고위원은 전날 "조희대 탄핵"과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대법원 촛불행동 장외집회에 참석해 강성 지지층 구애에 나섰는데, 이 자리엔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 사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병주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기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강성 지지층의 여론몰이에 민주당 지도부도 떠밀리듯 재추진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21일 "대통령 순방 이후 당·정·대가 긴밀하게 조율하겠다"며 설치론에 다시 힘을 실었다. 지난 9월 사법부 압박 차원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위헌 논란에 부담이 커지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과는 분명 달라진 기류다.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대의원·당원의 표를 등가로 맞추는 이른바 1인1투표제를 둘러싼 당내 반발을 돌파하기 위해, 내란재판부 카드를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실제 당 내부적으론 2심 재판부터 전담재판부에 넘기는 방안을 두고 위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1심부터 도입할 경우 재판 도중 재판부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위헌 논란이 크고, 만약 위헌법률심판이 제기되면 기존 재판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해 2심부터 적용하자는 취지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미 내란전담재판부가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은 충분히 표명한 상태라고 본다"며 "당정 간 물밑 조율을 좀 더 거친 뒤 이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