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교부세율 인상보다 지방세 구조의 불안정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1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제기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2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9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중앙과 지방 재정을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지금 중앙재정은 100조 원 적자이고 지방재정은 재산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지방세수의 절반 가까이가 취득세인데, 부동산 거래나 가격 변화 에 따라 지방세가 크게 출렁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교부세율을 높이는 논의는 단기적 효과만 있을 뿐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교부세율(19.24%) 자체보다 모수가 중요하다. 세수가 줄어드는 시기엔 교부세 총액이 자동으로 감소하는 구조라, 결국 재정자립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교육교부금 제도의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교육교부금(20.79%)까지 포함하면 내국세의 40% 이상이 이미 지방으로 가고 있다”며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지방대학 교육이나 평생학습 분야로 교육교부금의 활용 폭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단기적 보완 책과 중장기적 재정 구조 개편 방향을 함께 제시했다. “지방재정 안정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에 연동된 ‘공동세’ 제도를 도입하면 안정적 세원이 확보될 수 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지방소비세에 탄력세를 적용해 ±5% 범위에서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오늘 드린 말씀은 전국 지방정부 의 공통된 고민이자,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이재명 정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방재정 구조 개편을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정부가 재정적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지방이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이 함께 논의해 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2022년 법 제정으로 출범한 중앙지방협력회의의 아홉 번째 회의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것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시·도지사와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지방시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성훈 기자 lllk1@kyeonggi.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