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들 "장애인의 생존권을 예산으로 계산한 비인권적 결정" 비판



김동연 지사 "자체사업 재정 압박에 따른 일시적 삭감… 내년 추경에 반영"







▲경기도청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경기도가 2026년 본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장 애인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한데 대해 경기도내 장애인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경자연)는 12일 "경기도는 장애인 복지예산 삭감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경기도는 39조 9046억 원 규모의 2026년도 본예산을 편성해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도정 핵심 추진분야인 △민생경제 △미래성장 △돌봄·안전 △지역개발과 균형발전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3.1%(1조 1825억 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복지예산은 11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올해에 비해 7.1%(9000억여 원) 증액됐다.
그러나 전액 삭감 64건(240억 원)과 감액 15 0건(2200억 원) 등 총 214건의 사업에 대한 244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특히 도비 지원을 받는 도내 55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1곳 당 지원액은 기존 2억 1000만 원에서 1억 5552만 원으로 6000여만 원 삭감됐고,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운영비도 25% 가량 감액됐다.
이에 대해 경 자연은 "그동안 수 차례 장애인자립생활지원 예산의 필요성과 현실화를 약속했던 경기도는 정작 내년도 예산안에서 해당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10년 전인 2015년의 예산 수준(1억 5000만 원)으로 회귀시켰다"며 "이는 장애인의 생존권을 예산으로 계산한 비인권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의 장애인 복지예산 삭감을 규탄하고 있는 경기도내 장애인단체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이어 "중앙정부는 자립생활 보장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임에도 경기도는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사업을 비용 절감의 항목으로 취급하며 인간의 존엄을 숫자로만 계산한 것"이라며 "경기도는 장애인의 삶을 지키는 복지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장애인부모회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가족지원센터와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및 장애인주간이용센터 등 핵심 복지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장애인과 그 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퇴행적 행정"이라며 "장애인 복지예산은 선심성 지원이 아닌 사회 지탱을 위한 필수 투자로, 예산 삭감은 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돌봄·자립·고용 지원 등 필수 서비스의 축소로 이어져 결국 가정 해체 및 경제적 위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역시 "경기도의 일방적인 장애인 복지예산 삭감은 장애인 인권에 대한 정치적 배신이자, 인권 말살에 가까운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복지예산 전면 철회 및 현실화 반영 △도의회의 예산 심의 시 권리 보장 우선 고려 △자립생활계·장애인단체와의 공식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지난 6일 열린 제387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도정질의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도의원들의 지적이 나오자 "내년 예산안에는 국비가 2조 원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도비 매칭도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전체 복지예산 규모는 늘었지만, 그 속에 중앙정부의 예산이 포함되면서 경기도 자체사업에 대한 재정 압박이 발생하면서 일부 예산을 다 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시적 삭감으로, 내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부족한 장애인 복지예산 등을 충원할 방침"이라며 "지금 예상하는 내년도 추경 재원을 볼 때 충분히 관련 예산을 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