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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장·개농장·도살장 등 동물 학대 환경에서 개들을 구조한 동물보호단체가 보호소 수용 공간이 부족하자 개들을 수년째 하루 20시간씩 이동장에 보호해 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부는 이 같은 사육환경이 현행법에 어긋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지자체 담당자와 출입·검사를 시행하고, 시정명령 등 조처를 하겠다”고 답했다.
29일 민주노총 카라지회(카라 노조)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공한 자료를 보면,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구조동물 가운데 일부를 모집인들이 이동장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해마다 구조견 40~90마리를 마리당 비용을 지불하고 외부 시설에 위탁해왔다.
이에 임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지자체·동물보호단체 보호소 관리·감독 내용과 현장 조사 현황(2024년~2025년 10월), 구조 동물을 이동장(켄넬)에 사육하는 것의 위법 여부 등을 문의한 결과, 이러한 사육 형태는 현행법을 위반할 신종플루유급휴가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법이 명확히 ‘이동장 사육’을 금지하진 않지만, ‘적정한 사육·관리·보호’를 규정하고 있어 이런 경우 위법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제6조 5항)은 반려동물의 사육공간이 동물의 몸길이가로 2.5배, 세로 2배 이상이어야 하며, 높이는 뒷발로 일어섰을 때 머리 참 가 닿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동물복지 인식이 재고돼 동물의 방치나 방임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진 만큼, 사육·관리·보호 의무 위반 자체를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 파주시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520평)의 동물보호소 ‘카라 더봄센터’를 운영 중이다. 은행 직무 개관 당시 시설의 적정 수용 마릿수는 150~160여 마리 수준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번식장 등에서 개들을 대규모로 구조하며 한때 500여 마리까지 늘어나 사육공간 부족을 겪었다. 현재는 240여 마리까지 줄었는데 여전히 사육장이 모자라 이동장에서 개들을 사육하고 있다고 한다.



1분대출 카라는 해마다 구조견 40~90마리를 마리당 비용을 지불하고 외부 시설에 위탁하고 있는데, 사육 환경이 열악해 동물복지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입양 희망자와의 만남 기회조차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라 노조 제공


카라 노조는 “구체적인 보호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무리한 구조를 강행한 것이 문제”라며 “지금도 구조 동물 40여 마리를 하루 평균 20시간씩 가둬두고 (이동장을) 사육 시설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견사의 개 200여 마리 또한 오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하루 15시간을 사육장 내 이동장에 감금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동장 사육’은 일반적인 보호 형태가 아니다. 이동장은 차량 이동·공간 인식 훈련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언제든 동물이 자율적으로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카라 노조는 “장기간 개들을 감금하는 것은 정서적 고립으로 인한 불안·우울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영국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 위탁·관리업체가 개를 이동장에 하루 3시간 이상 가두거나 12시간 이상 초과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해 “매년 정부가 발표하는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선 민간 동물권 단체의 활동 내용을 별도 조사하지 않는다”면서 “향후 조사 대상에 민간 동물권 단체의 동물 구조·보호 현황도 포함하고, (적정한 사육 공간 확보 등) 사육·관리 의무 위반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지자체 담당자와 출입·검사를 시행하고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많은 동물이 민간 동물구조시설·위탁시설에서도 보호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동물구조 및 보호시설의 사육기준 준수 실태를 파악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