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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3 지방선거가 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10·15 부동산 대책이라는 대형 변수가 등장하자 여야가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초강력 규제 폭탄을 맞은 수도권 민심을 파고들며 총공세에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가급적 공개 발언을 자제하며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책 발표 사흘째인 17일에도 “청년과 서민 죽이기”라며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직접 나서 맹공했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국 집값은 폭등하고 자산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부동산은 막으면 반드시 터지고, 극주식투자따라하기
단적인 규제 만능주의로는 시장을 못 꺾는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 끝은 민생 파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절망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일자리의 지방 분산 없이 주택 매매 수요만 억제해 지방 분산을 유도하겠다는 건 ‘서민 서울 추방령’”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실수요자의 내 집 굿아이스마트
마련 지원을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실제 입주 가능한 집을 늘려야 한다”며 당내 부동산 대응팀을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 검토도 시작했다. 조정훈(마포갑) 의원 등 규제 대상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지나친 규제로 재산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의원 측은 “다한국밸류10년
음 주 중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장 대표도 “지도부와 함께 (헌법소원 추진 문제를)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야권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공세도 이어갔다. “수억, 수십억의 빚을 내 집을 사게 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 “알뜰살뜰 모아 놓은 돈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의 장미아파트를) 대운하관련주
샀다”는 김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이 주요 공격 소재였다. 서울 도봉갑의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알뜰살뜰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나는 알뜰살뜰 이미 샀어’라는 이야기를 하니까 굉장히 모욕적”이라며 “(김 원내대표 소유 아파트가) 35억, 40억에 이른다고 하는데, (잠실 집은 전세를 주고 동작구에 전세로 사는 것) 이런 게 바KT전망
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때려잡고자 하는 투기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고위 공직자나 여당 지도부 정도는 실거주하지 않는 집을 팔아서 삼성전자 주식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력한 규제책에 의해서 뜻하지 않는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썼다. 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2주택 이상 보유 공직자·국회의원에게 정부·여당이 주택 처분을 권유했을 때 집 두 채를 팔았던 사실도 언급했다.
야권이 총공세를 펴는 건 부동산 대책에 대한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화로 면접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주 전 조사에 비해 1%포인트 떨어진 5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쪽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39%가 여당, 36%가 야당을 선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은 여당(39%)과 야당(38%)을 응답한 비율이 더욱 팽팽했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이 지난 15일 발표된 만큼 이번 조사엔 규제 관련 여론이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10·15 대책에 관한 공개 발언을 꺼리고 있다. 1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이 “응급처방이자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정 대표는 대책 발표 후 사흘째 말을 아끼고 있다. 여당 투톱의 침묵은 초강경 규제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수면 아래선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이미 우려가 번지고 있다. ‘한강 벨트’에 속한 지역구 의원은 “분위기가 심각하다. 한강 벨트 필패는 물론이고 당장 내일 선거를 하면 서울시장은 물론 기초의원까지 다 내줄 것”이라며 “국정감사 기간인데 의원들은 부동산 대책 걱정만 한다”고 토로했다. 강북 지역의 의원은 “내 지역구는 외려 집값이 내려갔는데 규제 대상이 됐다”며 “이대로면 서울은 물론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경기 지역 선거까지 고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서울 지역 의원은 “강력한 추가 공급 대책으로 이 분위기를 뒤집지 않으면 선거가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제기됐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래세와 취·등록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올리는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실수요자는 기다렸다 집을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국희ㆍ이찬규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