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중국의 산업 굴기를 거론하며 ‘선택과 집중’ 화두를 던졌다. 가전, 배터리,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LG그룹의 주요 사업들은 중국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데, 이를 타개할 대책으로 인공지능 전환(AX) 몰입을 강조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제조업 쓰나미에 대한 구 회장의 위기감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中 경쟁사들, 자원 4배 이상 투입”
25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4일 하루 일정으로 경기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에는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NHN 주식
,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유플러스(032640)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각 계열사 AX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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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화두는 단연 중국이었다. 구 회장은 글로벌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을 염두에 둔 듯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같이 한다”며 “그동안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적 경쟁력의 핵심인 ‘위닝 R&D’(Winning R&D), ‘구조적 수익 체질 개선’ 등 크게 세 가지를인터넷신천지
논의해 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구 회장이 직접 언급한 것처럼 정부 보조금 등을 업은 중국 경쟁사들이 4배 이상 자원을 쏟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의미다.
구 회장이 꺼낸 대책은 AI다. LG 최고경영진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생산력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X 신원 주식
전략 실행에 몰입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이같은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진 주도의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실제 LG 주요 사업들은 중국 제조업과 경합하는 비중이 높다. LG전자는 만 50세 이상 직원과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전 사업부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전자업계 온라인야마토게임
한 관계자는 “미국 관세 폭탄, 글로벌 경기 둔화 등 TV와 생활가전을 둘러싼 여러 리스크들이 있지만, 단연 최대 리스크는 중국의 기술 굴기”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9.2%로 1위에 올랐다. 다만 TCL(13.7%), 하이센스(11.9%) 등 중국 업체들이 바짝 뒤쫓고 있다. LG전자는 10.7%로 4위에 그쳤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그러나 프리미엄 시장마저 중국 기업들이 미니 LED TV, OLED TV 등을 앞세워 따라잡고 있다.
TV·가전·배터리·석화 등 中과 경합
LG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에 LCD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와중에 OLED마저 추격당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경합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은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이끌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37.9%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BYD(17.8%)는 2위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9.4%로 3위에 그쳤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재계 한 인사는 “LG의 사업구조를 보면 중국의 전방위 쓰나미를 피해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제조업의 AI화를 통한 차별화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구 회장은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안전’ 역시 강조했다. 그는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이라며 “최고경영진이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해 세심히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임직원들이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대거 구금된 사태와 관련한 메시지다.
구 회장은 무더기 구금 사태 발생 직후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 소통하며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대응을 주문했다고 LG 측은 전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