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감리교회에서 열린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예배에서, 자살유가족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장진원 목사의 인도를 따르고 있다.


한 예배당에 한 중년 여성이 예배 시작 뒤늦게 들어섰다.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나왔다. 온몸을 떨며 흐느끼던 그의 입술에서 “하나님, 저도 데려가 주세요…”라는 작은 속삭임이 새어 나왔다. 마침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찬양이 울려 퍼지던 중, 그의 울음소리를 들은 주변 참석자들의 노래 소리는 더 커졌다. “주님은 아시네, 당신의 약함을. 사랑으로 돌봐주시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위로의 가사가 그를 향했다.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가 지난 24온라인야마토
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도림감리교회에서 연 자살유가족 위로예배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의 한 장면이다. 14년째 매년 이어진 이 자리는 어떤 슬픔도 판단 받지 않는 ‘안전한 모임’이었다. 예배 장소를 제공하고 예배를 함께 준비한 장진원 목사는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슬픔을 겪으면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작은 모임이지만 함께유료주식사이트
추도하고 예배하는 이 시간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상처 입은 치유자의 노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이어진 ‘위로와 평안의 시간’. 찬양사역자 나무엔의 위로는 그의 고백으로 전해졌다. 한때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래했지만, 깊은 티에스이 주식
좌절을 겪은 뒤로는 다른 이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노래를 부르는 ‘스토리 싱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똑같이 아파봤기에 노래할 수 있다고 했다.




찬양사역자 나무엔이 ‘위로와 평안의 시간’ 순서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다. 그는 자HTS활용
신의 상처를 고백하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이날 유가족들 앞에서 그가 꺼낸 이야기도 자신의 가장 깊은 상처였다. 과거 죽음까지 생각했던 순간을 털어놓으며 그의 눈시울도 붉게 젖었다. 그가 부른 노래 ‘쉼’ 역시, 과거 이혼자 치유 모임에 초청받고도 “어떤 말도 위로가 안 된다는 걸 알기에” 릴게임백경
그 막막함 속에서 만들었던 곡이라고 설명했다. ‘무거운 짐 진 사람 모두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찬양은 그렇게 그의 삶의 고백과 겹쳐졌다.


이름 불리자 터져 나온 눈물… 사랑으로 답했다


이어진 추모 예식에선 참석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작은 메모지에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눌러썼다. 제단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손에는 촛불과 함께 영정 사진이 들려 있었다. 한 40대 어머니는 아들의 사진을 품에 꼭 안았고, 또 다른 50대 아버지는 딸의 사진을 조심스럽게 제단에 올려놓았다.




참석자들이 장진원 목사의 집례에 따라 성찬 예식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빵과 포도주를 나누며 서로의 아픔을 위로했다.


제단 위로 촛불이 하나둘 늘어서고 유가족들은 그 주위에 둘러섰다. 예배를 집전한 도림감리교회 장진원 담임목사는 메모지에 적힌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하나님의 사랑이 OOO,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꾹 참았던 참석자들의 어깨가 떨렸고 곳곳에서 낮은 흐느낌이 이어졌다. 공동체는 이름조차 꺼내기 힘들었던 존재를 함께 불러주고 기억했다. 성찬식으로 유가족들은 예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를 나눠먹었다. 정답이나 해결책 대신, 서로의 슬픔을 말없이 지켜봐 주고 어깨를 내어주는 시간. 남겨진 이들은 그 온기를 품에 안고 각자의 밤으로 돌아갔다.



한 참석자가 먼저 떠나보낸 이를 기억하며 추모의 촛불에 손을 얹고 있다. 촛불 옆에는 고인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가 놓여 있다.


라이프호프 사무총장 안해용 목사는 “가족을 잃은 기독교인들은 신에 대한 원망과 죄책감이라는 이중고를 겪지만, 정작 교회 안에서는 터놓고 위로받을 공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 모임은 신앙 안에서 상처를 터놓고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프호프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과 둘째 주 토요일에도 유가족들을 위한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글·사진=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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