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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틀어잡았다. 됐으 좀 고생만 초면이겠군."연휴 특수는 옛말, 상인 노령화 대책도"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1956 전통시장. /강주영 기자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추석 특수? 여기 봐요. 사람들이 없어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1956 전통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 서울 서남권 대표 전통시장이란 명성이 무색하게 천장을 뒤덮은 수백 개의 청사초롱은 불이 꺼져있었다.
시장에 늘어선 정육점, 농·수산물, 침구류 점포 상인들은 대부분 상환액 멍하니 앉아 허공만 응시할 뿐이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과일가게 간판도 불이 꺼져있었다. 사과와 참외, 바나나 등이 바구니에 담겨 진열돼 있었지만 사려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과일 위치를 조정하던 가게 주인은 주변을 둘러보다 이내 휴대전화만 쳐다봤다.
부침개를 파는 가게 주인도 의자에 앉아 애꿎은 휴대전화만 만졌다. 가게 앞에 설치된 저금리 시대 재테크 전략 테이블 4개에는 각종 꼬치와 전이 한가득 쌓인 채 놓여 있었다. '꼬치전 1만원', '동태전 2만원'이란 가격표가 옆에 붙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는 이들은 없었다.
한가한 시장에는 짐을 실은 오토바이, 자전거만 수시로 지나갔다. 외국인 관광객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29일부터 무비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며 추석 특수를 소상공인창업지원센터 누린 백화점, 면세점과 대조를 이뤘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각종 행사도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이날 시장 곳곳에는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온누리상품권 가능'이라고 적힌 문구가 붙어 있었다. 시장 한 귀퉁이에는 상품권 환급 부스가 마련됐지만 구매 영수증을 들고 온 손님은 한두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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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의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서울 영등포1956전통시장에 있는 49개 점포가 참여 중이다. /강주영 기자



40대 김은아 씨는 "엄마가 시장 단골이라 따라 나왔는데, 현금이 필수 하나은행 마이너스통장 라 챙겨 나왔다"며 "시장에서는 현금만 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찾기 어려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50대 김모 씨는 "6만7000원 이상 쓰면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도 "상품권 사용처가 다양하니 시장에 와서 쓸지는 고민해봐야겠다. 시장에 와야만 하는 이유는 크게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도 미미했다. 시장에는 '지역경제 살리기', '착한소비' 등이 적힌 문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겹겹이 기둥마다 걸렸다.
한 정육점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홍보지가 붙어 있었지만 손님을 이끌지는 못했다. 정육점 주인 A(69) 씨는 "홍보지가 잘 보이냐"며 "요즘은 손님 자체가 없다. 하루에 10명도 안 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40년 전만 해도 추석 일주일 전부터 북적거렸는데 요즘은 아예 추석이 없어진 것 같다"며 "다들 쿠폰이나 할인 행사에만 기대고 있는데, 앞으로 계속 여기서 장사를 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상훈(42) 씨는 "제사를 안 지내는 분들도 많고 연휴가 길어 해외여행을 가는 분위기라 단골 외에는 손님이 없다"며 "손님이 오지 않는 걸 기다릴 수만은 없어 배달하고 거래처도 확보해서 매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래시장에 추석 특수가 없어진 지는 이미 오래다. 저는 젊은 편이지만 여기 대부분은 고령이라 새로운 시도나 방법을 찾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할인 행사도 잠깐 보탬이 되는 정도라 장기적인 시장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juy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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