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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이번엔 기후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최대 탄소 배출국”이라고 지적하자 중국은 미국이 “국제 협력의 최대 방해물”이라고 받아쳤다. 7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를 보면, 6일(현지시각)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기후와 안보 문제’ 공개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대표 상대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날을 세웠다. 이날 미국 쪽 대표는 두 차례 발언을 통해 “중국의 탄소 배출이 막대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이익을 얻으면서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환경 정책이 “ 성공적이며 각국의 모범”이라고 덧붙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쪽 대표인 겅솽 중국 유엔 상임대표부 부대표 겸 차석대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중국이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한 이행 의지가 확고하다며 “행동은 가장 강력하고, 성과는 가장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행동파’”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인구 14억명, 세계 2위 규모의 국내총생산(GDP)을 가진 나라로, 오랫동안 세계 경제 성장에 30% 이상을 기여했지만, 중국의 1인당 탄소 배출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겅솽 부대표는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은 세계 역사상 누적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고, 1인당 배출량도 늘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조롱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소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기극”이라며 “(기후 변화에 대한) 모든 예측은 틀렸고, 이는 멍청한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했다. 겅솽 부대표는 “미국은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에 역행했고, 파리협정을 두 차례 탈퇴해 세계의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미 국제 협력의 최대 방해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두고 누가 행동하고 누가 책임을 회피하는지, 누가 협력을 모색하고 누가 이유 없이 훼방을 놓는지를 국제 사회가 명확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는 비 난과 책임전가가 아니라 단결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0일부터 아마존 중심 도시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기후총회)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기후총회는 199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에 가입한 198개국 대표단이 모여 매년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논의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트럼프 1기 시절을 포함해 미국은 계속 유엔 기후총회에 참가했었다. 당사국총회에 앞서 6일 열린 유엔 연례 기후 정상회의에 미국 쪽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고, 중국에서는 공식 서열 6위인 딩쉐상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자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극단주의 세력은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미래 세대를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 파괴를 영구화하는 구식 모델에 가두기 위해 거짓을 조작한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