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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로 증명한 RCO의 풍부한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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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난 뒤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호른 연주자들을 일으켜 세워 격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제공


RCO의 내한은 2027년부터 수석지휘자를 맡게 될 클라우스 메켈레(29)와의 첫 동반 무대로 호기심과 기대를 모았다. 파리 오케스트라와오리엔탈정공 주식
오슬로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자 2027년부터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까지 겸하게 될 이 핀란드 지휘자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티켓은 지난여름 예매 시작 수분 만에 매진됐다.
20대 지휘자는 호기롭게 대곡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첫날은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이 협연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알라딘사이트
협주곡', 둘째 날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와 함께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말러 교향곡 5번이었다. RCO 특유의 세련된 음색과 정교한 앙상블은 협주곡보다는 관현악곡, 그중에서도 말러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났다. 말러는 생전에 RCO를 직접 지휘한 인연이 있고 이 악단은 오랜 시간 그의 음악에 공을 들여 왔다. 지난 5월 암스테르담 공연온라인파칭코
장 콘세르트헤바우가 개최한 대규모 말러 페스티벌도 그 전통의 연장선에 있다.
연미복 차림의 메켈레는 춤추듯 격정적인 제스처로 '벨벳의 현과 황금의 관'을 이끌었다. 2023년 내한에서도 인상적이었던 호른 수석 케이티 울리는 길고 넓은 호흡으로 흔들림 없는 부드럽고 단단한 소리를 냈다. 시대의 고뇌를 짊어진 말러의 음악이 아름답게만 들린 천일고속 주식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2022년부터 '예술 파트너'로 RCO와 호흡을 맞춰 온 메켈레는 아직 수석지휘자 '내정자'다. 꾸준히 무대를 함께했지만 지휘자와 악단 사이의 긴장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악단은 확고한 집중력과 자존심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줬다. 감정의 폭발 대신 세밀한 균형에 초점을 맞춘 이 젊은 지휘자는, 앞으로 그가 어떤 방향으로 성숙해 갈지 지켜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한국 클래식 팬에게 남겼다.



클라우스 메켈레가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춤을 추듯 지휘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제공



베를린 필의 회화적 버르토크·스트라빈스키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WON HEE LEE


2019년부터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키릴 페트렌코가 이끈 베를린 필의 내한 연주회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무대였다.
7·9일 공연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 슈만 피아노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으로, 둘째 날인 8일은 협연 없이 야나체크의 '라치안 춤곡', 버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로 구성됐다.
복잡한 리듬과 음색이 뒤엉키기 쉬운 현대음악에서 베를린 필의 정밀함이 빛났다.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에서 유혹하는 여인을 표현하는 클라리넷 솔로는 첫 등장에서부터 객석을 사로잡았다. 흩어진 파편들이 한순간에 제자리를 찾으며 혼돈이 질서로 변하는 마지막 순간의 쾌감도 컸다. 페트렌코는 몸짓이 크지 않지만 세부적 음악 표현을 잘 살리는 지휘자였다. '페트루슈카'에서도 빠른 템포 속에 각 음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겹겹이 펼쳐지게 했다. 지휘봉을 내려 놓고 오랜만에 해외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피아노 앞에 앉은 김선욱의 무대도 호평 일색이었다.
19, 20일에는 두 악단과 더불어 세계 최정상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상임지휘자가 없는 이 악단은 오랜 파트너인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함께한다. 협연자 없이 슈만, 브람스,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들려준다.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와 베를린 필하모닉이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마친 뒤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WON HEE LEE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