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에비타'에서 김소향(에바 페론 역)과 윤형렬(후안 페론 역)이 대중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블루스테이지


'민중의 구원자'이자 동시에 '경제를 파탄낸 포퓰리스트'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의 삶을 다룬 뮤지컬 '에비타'가 14년 만에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에비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으로 세계 공연사를 바꾼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78년 작사가 팀 라이스와 함께 만든 뮤지컬 고전이다. 마돈나가 주연한 1996년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작품은 가난과 차별 속에 자란 시골 사생아 출신 소녀가 26세에 아르헨티나 영부인에 오르고, 33세에 삶을 마치기까지를 그린다. 가난한 시골 소녀에서 라디오 스타 그리고 군중의 숭배를 받는 '국민의 성녀'에 이르기까지, 에바 페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극은 '해설자' 역할의 체(Che)를 배치한다.
체는 에바·후안 페론 부부가 체리마스터모바일 군과 상류층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며 민중을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에바가 민중 앞에서 자애롭고 엄숙한 표정으로 노래하면, 체는 익살스러운 어조로 "노동자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하며 그 속에 감춰진 욕망을 해부한다. 두 인물이 주고받는 대비적 노래는 에바를 지나치게 미화하지도, 희화하지도 않는 균형점을 이룬다.
음 바다이야기디시 악은 탱고·라틴 성가·룸바·록을 넘나든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웨버의 작품답게 남녀노소 흥겨워할 만한 넘버가 이어진다. 1막 엔딩 넘버 'A New Argentina'에서는 앙상블이 아르헨티나 깃발을 휘날리며 무대를 가득 채우는데, 쇼 뮤지컬에서 기대되는 볼거리를 잘 보여준다.
공연에서 에바 역을 맡은 김소향은 특유의 강한 발성과 힘 있는 야마토무료게임 에너지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넘버를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음악만으로 전개되는 '송 스루' 구조임에도 후반부까지 흔들림 없는 호흡을 유지한다.
김소향의 에바는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 앞에서는 따뜻한 표정을 짓다가도, 후안 페론과 함께할 때는 더 높은 자리를 향한 개인적 야망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입체적 연기는 그의 자선사업이 가난한 이들 야마토게임연타 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린 시절 자신을 배제했던 부유층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인지 관객이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앙상블은 강렬한 군무와 탄탄한 합창으로 무대를 밀도 있게 채운다. 군부·상류층·민중 등 다양한 집단을 오가며 극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다만 프로덕션 규모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연출은 '미니멀한 무대'를 의도했다고 밝혔지만, 무대 깊이를 살리지 못해 시각적 구성은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고, 의상·조명 역시 소박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이 가진 힘과 배우들의 에너지는 객석의 호응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뮤지컬 고전답게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고, 커튼콜에서는 긴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공연은 내년 1월 1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구정근 기자] 기자 admin@seastorygame.top